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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플리 스토리 · 살림

아이 셋, 장난감 없이 뭐 하고 놀아요?

장난감이 없는 집에서 아이들은 뭐 하고 놀까요

글 심플리홈 에디터 · 2025.08.18

제가 몇 년째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있어요.

"여기 진짜 집 아니죠?"
"아이 셋인데 장난감 없이 뭐 하고 놀아요?"

그때마다 제 대답은 늘 같았어요.
"그냥 이것저것 하고 잘 놀아요."

성의 없어 보일까 봐 조금 미안했는데요.
솔직히 그게 최선이었어요.

그래서 하루는 마음먹고
하원 후 아이들 모습을 그대로 담아 봤어요.

보시면 왜 제가 '이것저것'이라고 했는지
아마 아실 거예요.
무슨 놀이라고 이름 붙이기가 어렵거든요.

색종이를 접고,
책을 펼치고,
글자 카드를 늘어놓고,
뭔가를 만들었다가 또 바꾸고요.
순서도 규칙도 없이 계속 이어져요.

1. 찍으면서 발견한 두 가지

찍으면서 제가 발견한 게 있어요.

첫 번째는요,
집에 장난감이 많았다면
거들떠보지도 않았을 물건들로
아이들이 잘 놀더라고요.
심지어 옆에서 보면 재밌어 보여요.

정해진 쓰임이 없는 물건일수록
아이가 직접 용도를 만들어 내요.
종이, 상자, 블록처럼
단순한 것이 오래가는 이유예요.

버튼을 누르면 노래가 나오는 장난감은
노래가 끝나면 놀이도 끝나요.
그런데 상자는 오늘은 자동차였다가
내일은 집이 되고,
모레는 동생 침대가 되기도 하잖아요.
그래서 '열린 놀잇감'이라고도 부른대요.

두 번째는 책이에요.

저는 책 읽으라는 말을
한 번도 한 적이 없어요.
그런데 장난감이 없으니
아이들이 "책 읽으면서 놀아야지"
이 말을 자주 하더라고요.
책이 공부보다 놀잇감이 된 거예요.

장난감이 놀이를 정해주는 게 아니라, 아이가 놀이를 정하더라고요.

2. 환상만 있는 건 아니에요

물론 환상만 있는 건 아니에요.
장난감이 없어도
집이 난장판 되는 건 똑같아요.

그래도 괜찮아요.
물건이 적으니 금방 치울 수 있거든요.
제자리가 정해진 물건이 적으면
아이도 스스로 정리를 따라 하기 쉬워요.

아이들이 둘러앉아
색종이를 접고 책을 펼치는 자리도
낮고 넓은 테이블 하나면 충분해요.
PER 네스트 원목 좌식 테이블은
PER이 심플리홈과 함께 디자인한 높이 30cm 좌탁이에요.
상판 가장자리를 둥글게 다듬어서
아이들이 둘러앉아 놀기에도 마음이 놓여요.

저는 이걸 '심심한 육아'라고 불러요.

제가 바라는 아이 모습은 이래요.
심심함에 강한 아이,
장난감 없이도 잘 노는 아이,
놀이를 스스로 만들어 내는 아이.

심심한 시간은
아이가 하고 싶은 일을
스스로 찾는 시간이 되기도 해요.

심심함을 채워 주는 것보다, 심심함을 견디는 힘을 길러 주고 싶어요.

3. 단비님들이 남겨 주신 말

단비님들이 남겨 주신 말도 오래 읽었어요.

장난감을 좀 줄였더니
첫째가 계속 심심하다고 해서 힘들다는 분,
놀거리를 치우니
밖에만 나가고 싶어 한다는 분,
아직 가위질도 못 하는 어린 아기는
어떻게 노는지 궁금하다는 분도 계셨어요.

장난감을 종류별로 사 주시는 어른 때문에
교육관이 흔들린다는 분도 계셨고요.

제일 마음에 남은 말은 이거였어요.
아이는 장난감을 다 즐기지도 못하는데
엄마인 내가 못 놓고 쟁이고 있었다는 고백이요.
그 마음, 저도 정말 알 것 같아요.

장난감이 많은데도 결국 아이들이
색칠하고 색종이 접고 책 읽으며 논다는 분도 계셨어요.
그런데 막상 버리지는 못하겠다고요.

단비님, 혹시 아이 키우면서
다 버려 버리고 싶었던 적 있으세요?

처음부터 다 비울 필요는 없어요.
한동안 손이 안 간 장난감을
상자에 넣어 눈앞에서만 치워 봐도
아이 반응을 볼 수 있어요.

심플리 노트 | 오늘 해 볼 작은 실천, 장난감 쉬게 하기

  • 고르기: 최근 2주 동안 아이가 한 번도 꺼내지 않은 장난감을 골라요.
  • 넣어 두기: 버리지 말고 상자 하나에 담아 아이 눈에 안 띄는 곳에 둬요.
  • 지켜보기: 2~4주 동안 아이가 찾는지 봐요. 찾으면 다시 꺼내 주고, 찾지 않으면 그때 비울지 정해요.
  • 대신 두기: 빈자리에는 색종이, 종이 상자, 책처럼 쓰임이 정해지지 않은 것을 꺼내 둬요. 어린 아기라면 입에 넣어도 삼킬 수 없는 크기인지 먼저 확인해요.

이런 질문들에 대한 제 경험은
조만간 라이브 방송에서 자세히 풀어 볼게요.
장난감 비울 용기도 드리고요.

장난감은 많은데 아이가 늘 심심하다는 분들,
거실이 장난감에 묻혀 숨이 막히는 분들,
비우고 싶은데 아이 눈치가 보이는 분들.

이야기 나눌 날을 기다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