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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플리 스토리 · 살림

굳이 왜 그러고 살아? 소리 들은 날

그 소리 속에 좋아하는 일의 힌트가 있어요

글 심플리홈 에디터 · 2026.07.28

"굳이?"

이 소리 들어 보셨다면
오늘 이야기 놓치지 마세요.

1. 냉동실 정리하던 딸

엄마 몰래 집 정리한다고
안 쓰는 물건을 새벽에
다른 동네에 갖다 버린 딸.

집 앞에 버리면
엄마가 다시 들고 들어오셨거든요.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냉동실 정리용기 사 와서
냉동실 정리하는 딸.

이런 딸 있으면
어떠실 것 같아요?
등짝 맞나요? ㅎㅎ

그게 저였어요.

초등학교 때
용돈 들고 천냥샵에 가서
정리용기 사 와서 냉동실을 정리하고,
저장강박이 있는 엄마 대신
안 쓰는 물건들을 갖다 버렸어요.

그때 들었던 소리가
"도대체 굳이 왜 그러냐"였어요.

지금 돌아보면
그게 제가 어떤 사람인지 알려 주는
첫 번째 힌트였더라고요.

2. 뭘 좋아하는지 모르겠다는 친구에게

얼마 전에 친구가 그러더라고요.

몇 년째 육아하다 보니
아이가 학교에 들어가서
새 일을 찾아보려는데,
자기가 뭘 잘하는지,
뭘 좋아하는지
이제는 감이 안 온다고요.

그 마음 너무 알아요.

아이를 키우는 동안에는
하루의 거의 모든 시간이
아이 일정에 맞춰 돌아가잖아요.
그러다 보면
내가 뭘 할 때 즐거웠는지
떠올릴 틈이 없어요.

너는 좋아하는 일을 어떻게 찾았냐고 묻길래
"굳이 왜 그렇게까지 해?"
이 소리 들었던 때가 언제인지
떠올려 보라고 했어요.

그게 너가 좋아하는 일일 거라고요.

최근에 한 거래처 대표님도
제게 그러셨어요.

"서아님 왜 굳이 그렇게까지 하세요" 하고요.

그 말을 듣고 돌아보니
제 삶에 굳이가 참 많았더라고요.

남들이 굳이라고 하는 곳에, 내가 좋아하는 일이 숨어 있었어요.

3. 제 삶의 굳이들

20대 때는
외롭고 힘든 청소년기를 보낸 저라서
청소년들을 위로해 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약방 콘셉트로 거리에 나가
마음속 이야기를 들어 주는 상담을 했어요.

그때 제일 많이 들은 말도
굳이였는데,
그게 소문이 나서
여러 대학교에 초대받아
특강도 다녀왔어요.

신혼 때는
꼭 필요한 물건이어도
완벽하게 마음에 들지 않으면
안 사고 버텼어요.

고무장갑이 전부 빨간색일 때도
굳이 굳이 찾아내서
고무장갑 하나까지
마음에 들어야 샀어요.

누가 뭐라 해도
그렇게 할 때
저는 정말 행복했어요.

그리고 그 집요함과 굳이가
셋째 임신하고 경력이 끊겼을 때
좋아하는 일로 돈을 벌게 해 준
시작이 됐어요.

계속 그렇게 했더니
덕업일치가 됐어요.

남들이 굳이라고 할 만큼
시간을 쓰는 일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손이 가는 일이라서
오래 해도 덜 지치는 경우가 많아요.

하기 싫은 일은
의지로 버텨야 하지만,
좋아하는 일은
쉬는 시간에도 저절로 생각나거든요.

잘하는 일을 찾기보다, 굳이 하게 되는 일을 찾아보기.

4. 단비님들의 굳이

단비님들이 남겨주신 말 중에
주변 집 비움을 몇 번이고 도와주면서
왜 사서 고생하냐는 소리를 듣지만
변하는 지인들을 볼 때마다 뿌듯하다는 이야기가 있었어요.

일하는데 남편이
그렇게까지 해야 되냐고 했다는 분도 있었고요.

그 말 듣고
천직인가 봐요 하셨는데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단비님들,
언제 "굳이 너 왜 그래ㅋㅋ"
이런 소리 들었는지
한번 생각해 보세요.

그게 삶의 큰 힌트가 될 수 있어요.

그 소리를 들었을 때
조금 민망하셨을 수도 있어요.
남들 눈에는 유난이고,
쓸데없는 고집처럼 보였을 테니까요.

그런데 그 유난을
오래, 꾸준히 해 온 사람이
결국 그 분야에서
남다른 눈을 갖게 되더라고요.
저에게는 그게 정리와 살림이었어요.

심플리 노트 | 나의 '굳이' 찾기, 종이 한 장이면 돼요

  • 떠올리기: "굳이 왜 그래?" 소리를 들었던 장면을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세 가지만 적어요.
  • 공통점 찾기: 세 장면에 겹치는 단어를 찾아요. 정리, 사람, 고르기, 만들기처럼요.
  • 작게 해 보기: 그 단어로 이번 주에 할 수 있는 일 하나를 정해요. 친구 집 서랍 한 칸 정리를 도와주는 것처럼 작게요.
  • 기록하기: 해 보고 나서 지쳤는지, 더 하고 싶었는지 한 줄 남겨요. 더 하고 싶었다면 그게 힌트예요.

육아하다 내가 뭘 좋아하는지 잊어버린 분들,
새 일을 찾고 싶은데 어디서 시작할지 모르는 분들,
주변에서 유난이라는 말을 자주 들은 분들.

그 유난이
단비님만의 길이 될 수도 있어요.

근데요.

저희 남편은 방 놔두고
왜 굳이 화장실에서
저러고 오래 안 나오는 걸까요.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 되는 포인트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