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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어 있어서, 더 많은 일들이 일어나는 곳

심플리홈 집들이 01. 거실편

2026.10.18

저희 가족이 집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공간을 꼽으라면 아마 거실일 거예요.

아이 셋과 함께 사는 집이지만 거실에는 물건이 정말 많지 않아요ㅎㅎ

장난감과 인형도, 한쪽 벽면 가득 TV도, 그리고 거실이라면 당연히 있을 것 같은 거실장도 없어요.

아이를 키우다 보면 잘 놀았으면 하는 마음에 장난감을 들이고, 책도 많이 읽었으면 해서 책장을 채우고, 필요할 것 같은 것들을 하나둘 꺼내놓게 되잖아요.

저도 그랬던적이있어요ㅋㅋㅋ

그런데 아이들을 키우며 지켜보니 꼭 무언가가 많아야 잘 노는 건 아니더라고요. 오히려 비어 있는 공간이 있을 때 아이들은 그곳을 자기들만의 방식으로 채웠어요!

그래서 저는 이제 거실을 꾸밀 때 ’무엇을 더 놓을까?’보다 ’무엇을 남길까?’를 더 많이 생각해요.

  • 심플리홈 거실 한눈에 보기
  • 남긴 것: 원목 테이블과 벤치, 원목 책장, 낮은 원목 좌탁, 바풀
  • 두지 않은 것: TV, 베이비장, 놀이 매트
  • 원칙: 아이들이 어디를 다녀도 “하지마, 안돼” 라고 말하지 않아도 되는 거실

1. 아이와 나, 손님까지 모두를 위한 B테이블

피이알 B 원목 테이블은 주방에서 가장 큰 가구인만큼 가장 기대하며 구입한 가구인데 이번 집에 이사오면서 테이블을 고를 때 본 건 세 가지예요.

  • 손님이 놀러와도 넉넉한 크기인지,
  • 아이들이 매일 만져도 괜찮은 소재인지,
  • 식사도, 작업도, 아이들과 활동도 할 수 있는 형태인지.

8개의 의자가 테이블에 딱 맞게 들어가는 것도 주방을 더욱 단정하고 심플하게 만들어주는 포인트예요

애 셋맘이자 워킹맘인 제게 요즘 좋아하는 시간은 따뜻한 원목 테이블에서 부부티하우스의 티를 마시는건데

하루 중 유일하게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앉아 있는 몇 분, 마음에 드는 머그에 따뜻한 차를 담아두면 그 짧은 시간이 꽤 단단한 쉼이 되더라고요.

2. 아이 눈높이에 맞춘 원목 책장

피이알과 심플리홈이 몇달에 거쳐 탄생한 이 책장!

아이들의 책과 장난감은 피이알 원목 책장 하나에 모두 보관해요.

아이들이 보고 싶은 책을 스스로 꺼내고, 놀고 싶은 것을 직접 고르고, 다 놀고 나면 다시 제자리로 돌려놓을 수 있도록요.

이 책장은 일반형과 서랍형, 2×3칸부터 5×3칸까지 크기를 고를 수 있고 맨 아래 칸을 서랍형 옵션으로 추가하면 장난감까지 한번에 보관할 수 있어요.

  • 이 책장 제작할때 신경 쓴 포인트
  • 아래 칸: 막내도 손이 닿는 칸. 자주 노는 장난감과 그림책
  • 가운데 칸: 첫째·둘째가 요즘 읽는 책
  • 맨 위 칸: 자주 꺼내지 않는 책, 셰이커 박스

크키가 큰 장난감은 거의 없고 아이들이 소중하게 간직하는 물품들은 각자 본인 박스 한칸씩 마련해준 곳에 담아요.

고민 많이 하고 구매했던 방연당 셰이커 박스는 체리목을 물에 불려 둥글게 구부리고 구리 못으로 고정해서 손으로 만든 뚜껑 있는 원목 박스예요.

온라인에서 발견하고 몇주동안 고민하다가 백화점에 가서 만져보고 구입했는데 만져보는 순간 “이런건 평생 잘 쓰겠다” 생각이 들었어요

뚜껑을 덮으면 안에 내용물이 보이지 않아 단정해지고, 5호부터 8호까지 네 가지 크기를 겹쳐 쌓을 수 있어요. (하루랑 노을이는 5호, 다온이는 7호를 줬는데 크기별로 나눠 담기 좋더라고요.)

천연 오일로 마감해서 아이들이 매일 열고 닫는 물건으로도 마음이 편해요.

3. 아이들의 일상이 쌓이는 낮은 원목 좌탁

거실 한쪽에는 낮은 라운드 형태의 원목 좌탁이 있어요. 여기에서는 정말 많은 일이 일어나요.

책을 읽기도 하고,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무언가를 만들기도 하고, 셋이 옹기종기 모여 시간을 보내기도 해요.

좌탁에서 노는 아이들은 늘 편한 실내복차림이에요 ㅎㅎ

좌탁에서 노는 아이들은 늘 편한 실내복차림이에요 ㅎㅎ

이 좌탁은 피이알과 심플리홈이 함께 디자인한 네스트 원목 좌식 테이블이에요. 높이가 30cm로 낮아서 바닥에 앉은 아이들 팔이 편하게 올라가고, 상판 가장자리를 둥글게 다듬어서 아이들이 테이블 주변을 오가다 부딪혀도 덜 아프도록 했어요.

지름은 100cm와 110cm 두 가지예요. 저희 집은 아이 셋이 둘러앉는 걸 생각해 100cm를 골랐어요.

특히 저는 아이들의 손과 살결이 매일 자연스러운 원목에 닿는다는 게 참 좋아요. 아이들 생활 가까이에 두는 가구만큼은 소재와 촉감까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 심플리 노트 | 레드오크와 화이트오크, 어떻게 골랐을까요? PER 가구는 대부분 레드오크와 화이트오크 중에서 고를 수 있어요.
  • 레드오크: 붉은 기가 살짝 돌고 나뭇결이 또렷해서 따뜻한 느낌이에요.
  • 화이트오크: 붉은 기가 적고 차분한 톤이라 밝은 바닥이나 흰 벽과 잘 어울려요.
  • 거실에 놓이는 가구의 나무 톤을 하나로 맞추면 물건이 적어도 공간이 정돈되어 보여요.

4. 마음껏 움직이고 도전하는 바풀

마지막은 바풀이에요. 아이들이 집에서도 마음껏 몸을 움직이고 에너지를 발산할 수 있도록 거실에 두었어요.

매달리고, 올라가고, 어제 하지 못했던 동작에 다시 도전하면서 조금씩 ’나도 할 수 있다’를 경험하는 곳이에요.

거실에 물건이 적으니 바풀 주변으로 넘어져도 부딪힐 것이 없어서 제가 옆에서 “조심해”라고 말할 일도 줄었어요.

  • 심플리 노트 | 거실에 바풀을 두기 전 확인할 것
  • 설치 방식: 천장이나 벽에 고정하는 방식인지, 따로 세우는 방식인지
  • 주변 여백: 아이가 매달려 흔들려도 가구에 닿지 않을 만큼 둘레를 비워두기
  • 바닥: 착지하는 자리에 매트를 깔지, 맨바닥으로 둘지
  • 규칙: 한 번에 한 명, 어른이 있을 때만 같은 우리 집 약속

장난감은 많지 않지만, 웃음소리는 가득한 거실

우리 집 거실에 물건이 적은 이유는 깔끔하게 보이기 위해서만은 아니에요.

물건이 차지하는 자리를 조금 비워두면 그 공간을 가족의 일상이 채우기 시작하거든요.

아이들은 빈 바닥에서 뒹굴고, 책을 가져와 읽고, 그림을 그리고, 바풀에 매달리고, 셋이서 또 새로운 놀이를 만들어내요.

물론 저희 집 거실도 매일 어질러져요. 다만 물건마다 돌아갈 자리가 정해져 있으니 저녁에 10분이면 원래 모습으로 돌아와요.

좋은 거실은 항상 깨끗한 거실이 아니라 어질러져도 금방 돌아올 수 있는 거실이라고 생각해요.

5.빈 벽에 둔 하나의 오브제

벽도 되도록 비워두었어요. 대신 꼭 필요한 시계와 십자가는 벽 한가운데가 아니라 모서리에 걸었어요.

모서리의 코너 벽시계와 코너 십자가는 벽과 벽이 만나는 자리에 꼭 맞게 붙는 형태라, 시선을 붙잡지 않으면서도 필요한 자리를 지켜줘요.

못을 박지 않고 전용 받침과 테이프로 붙여서 벽에 자국이 남지 않고, 시계는 초침 소리가 나지 않아 조용한 저녁에도 거슬리지 않아요.

집은 물건을 잘 보관하기 위한 곳이 아니라 우리 가족이 잘 살아가기 위한 곳이라고 생각해요.

아이들이 스스로 할 수 있고, 마음껏 움직일 수 있고, 가족 모두가 집에 돌아왔을 때 조금 덜 지칠 수 있는 공간.

그래서 심플리홈의 거실은 물건으로 채우기보다 우리 가족이 쉬고 누릴 자리를 남겨두려고 해요.

제가 생각하는 좋은 거실은 아무것도 없는 거실이 아니라, 우리 가족에게 필요한 것은 충분히 있고, 그 외에는 여백으로 남겨둔 거실이에요.

단정한 집에서 오는 행복을 오래 누릴 수 있기를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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