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림을 사랑하는 저도
살림이 싫었던 적이 있어요.
심플리 스토리 · 살림
살림이 싫었던 날도 있었어요
정면돌파한 날 알게 된 살림의 의미
글 심플리홈 에디터 · 2025.07.24
3분 읽기연년생으로 둘째를 낳아
키우던 때였던 것 같아요.
지금은 살림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이 되었지만
그때의 저는
하루하루를 겨우 버티고 있었어요.
1. 치워도 치워도 끝나지 않던 때
육아하다 보면
간단한 물건 하나
정리할 틈도 안 났어요.
쓰레기는 금방 쌓이고,
설거지랑 빨래는
치워도 치워도 또 있었어요.
마치 끝나지 않는
굴레에 갇힌 느낌이랄까요.
연년생 둘을 키우면
한 아이를 재우면 한 아이가 깨고,
한 아이를 먹이면 한 아이가 울잖아요.
제 손이 비는 시간이
정말 없었어요.
그 굴레 속에서
살림을 외면하고
소파에 누워
그냥 무기력하게 있던 날도 있었어요.
살림이 싫었던 게 아니라, 끝이 보이지 않는 게 힘들었던 것 같아요.
2. 누워 있어도 쉬어지지 않았던 이유
근데 이상하더라고요.
쉬려고 누웠는데
몸도 마음도
더 피곤한 느낌이었어요.
'치워야 하는데...'
'해야 하는데...'
이 말만 머릿속에서
계속 맴도는 느낌 아시죠?
미뤄 둔 일은
손을 안 대도 계속 신경 쓰이니까
누워 있어도
제대로 쉬지 못하게 되더라고요.
나중에 알게 된 건데
사람은 끝낸 일보다
끝내지 못한 일을 더 오래 기억한대요.
마무리되지 않은 일이
머릿속 한쪽을 계속 차지하고 있는 거예요.
그래서 그때의 저는
몸은 소파에 있었지만
마음은 계속 싱크대 앞에 서 있었던 거죠.
미뤄 둔 일은, 쉬는 시간까지 데려와요.
3. 정. 면. 돌. 파.
그러다 어느 날
몸을 일으켰어요.
창문을 열고,
좋아하는 음악을 틀고,
커피 한 잔을 탔어요.
그리고
정. 면. 돌. 파.
어...?
그날은 몸도 마음도
참 개운했어요.
압박으로 시작하는 하루와
해낸 뒤의 성취감으로 시작하는 하루는
정말 다르더라고요.
깨끗한 집에서
하루를 보낼 수 있는 특권도
덤으로 따라왔고요.
물건들이 하나씩
제자리를 찾아갈 때마다,
묵은 물건들이
하나씩 나갈 때마다,
먼지와 얼룩이
시원하게 닦일 때마다,
복잡하고 무거웠던
마음과 생각도
같이 정리되더라고요.
처음부터 집 전체를 하려고 하면
엄두가 안 나요.
식탁 위 하나,
싱크대 하나처럼
한 곳만 정해서 끝내 보면
훨씬 가벼워요.
한 곳을 끝내면
"끝냈다"는 감각이 생기고,
그 감각이 다음 한 곳으로
저를 데려가 주더라고요.
집 전체를 바꾸려 하기보다, 한 곳을 끝내는 게 먼저였어요.
4. 작은 습관이 바꾼 것
단비님들이 남겨 주신 말 중에
정리 시간을 정하는 대신
버릴 물건 수를 정해서
해 보고 있다는 이야기가 있었어요.
한 번에 말고
하루에 조금씩 비워 보겠다는
단비님도 계셨고요.
둘 다 좋은 방법이에요.
시간이든 개수든
끝나는 지점을 미리 정해 두면
시작하는 마음이 훨씬 가벼워지거든요.
심플리 노트 | 엄두가 안 나는 날, 이렇게 시작해 봐요
- 창문부터: 창문을 열고 환기하면 몸이 먼저 깨어나요.
- 음악 몇 곡: 좋아하는 노래 서너 곡이 끝날 때까지만 움직인다고 정해요.
- 한 곳만: 식탁 위, 싱크대, 현관처럼 끝이 보이는 한 곳을 골라요.
- 개수 정하기: 오늘 비울 물건을 다섯 개처럼 숫자로 정해 두면 언제 멈출지 알 수 있어요.
- 끝낸 자리 보기: 다 치운 곳을 잠깐 바라보는 시간도 꼭 가져요. 그게 다음 날의 힘이 돼요.
작은 습관이 일상을 바꾸고,
그 일상이 모여서
저는 많이 달라져 있었어요.
저처럼 육아 중에 살림이 버거운 분들,
누워 있어도 마음이 안 쉬어지는 분들,
어디서부터 해야 할지 엄두가 안 나는 분들.
그래서 제가 하고 싶은 말은요.
일단 일어나 보세요.
창문 활짝 열고,
음악부터 틀어 보고요.
결국 살림은
나와 가족을 살리는 일이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