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SIMPLY HOME

심플리 스토리 · 살림

11평 임대아파트에서 신혼을 시작해도 자존감이 높았던 이유

작은 집에서도 저를 단정하게 지켜 준 세 가지

글 심플리홈 에디터 · 2025.03.17

신혼집을 11평 임대아파트에서 시작했어요.

주변 친구들이 하나둘 결혼하는 걸 보면
비교도 되고 위축(?)될 법도 했는데요.
이상하게 저는 마음이 당당했어요.
저만의 근거 있는 자신감이 있었거든요.

그때 집은 넓지 않았어요.
그래도 단정했어요.

가구는 하나하나 신중하게 골랐고,
소품은 화려하지도 비싸지도 않았지만
제 취향에 쏙 맞는 것들이었어요.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만 채운 공간에서
사랑하는 사람과 같이 산다는 것.
그게 그렇게 감사했던 신혼이었어요.

집이 작으면
물건 하나하나가 더 잘 보여요.
그래서 좋아하는 것만 남기면
그 마음이 집 전체에 퍼지더라고요.

넓은 집보다, 좋아하는 것만 남은 집이 마음을 더 든든하게 해 주더라고요.

그런데 돌아보니
그 자신감을 받쳐 준 게
세 가지 더 있었어요.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해 볼게요.

1. 잠옷을 입는 습관

첫 번째는 잠옷을 입는 습관이에요.

집에서 목 늘어난 티셔츠나
버리기 아까운 옷을 대충 입고 계시죠?
저는 꼭 잠옷을 입어 보시라고 말씀드려요.

잠옷을 입는 건
나를 존중하는 작은 행동이더라고요.

오로지 쉬고 잘 자기 위한 옷을 입으면
하루가 자연스럽게 정리돼요.
편안한 기분으로 하루를 닫을 수 있고요.
작은 집에서도
호텔에 와 있는 기분을 누렸던 것 같아요.

옷을 갈아입는 일이
'이제 쉬는 시간'이라는 신호가 되어 줘요.
아이들에게 잠들기 전 순서를 만들어 주듯
어른에게도 그런 순서가 필요하더라고요.

잠옷을 고를 때는
땀을 잘 흡수하는 면이나 거즈처럼
피부에 닿는 느낌이 부드러운 소재가 좋아요.
몸을 조이지 않는 넉넉한 품이면
잠자리에서도 편하고요.

요즘은 아이들에게도 잠옷을 따로 입혀요.
라무드파파 실내복 상하세트처럼
쉬는 옷이 정해져 있으면
아이들에게도 '이제 잘 시간'이라는
신호가 되어 줘요.

잠옷 하면 떠오르는 장면이 하나 있어요.

저는 제가 써 본 것을
물건이든 음식이든 장소든
다른 사람에게 소개하고
같이 누리는 걸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에요.

20대 초반에 큰맘 먹고
무인양품에서 잠옷을 샀어요.
엄마 것, 제 것, 동생 것까지요.
집에 와서 다 같이 입고는
너무 좋아서 일어서서 사진까지 찍었어요.
이 글을 쓰다 보니 그날이 생각나더라고요.

2. 매일 봐도 질리지 않는 가구

두 번째는 가구예요.

화려하거나 유행 타는 가구보다
매일 봐도 질리지 않고
멋스러운 가구를 두었어요.

처음 신혼집을 꾸밀 때
제일 먼저 고민한 게 이거였어요.
"이 작은 공간을 어떻게
따뜻하고 단정하게 만들까?"

솔직히 예산이 넉넉하지 않아서
로망을 다 이루지는 못했어요.
타협도 많이 했고요.

그런데 결국 오래 쓰게 된 건
원목으로 된 실용적인 가구들이었어요.

유행하는 모양은
몇 년 지나면 눈에 익어 질리기 쉬워요.
단순한 원목 가구는
집이 바뀌어도 다른 물건과 잘 어울리는 편이에요.

원목 가구에는 이런 장점도 있어요.
오일로 마감한 원목은
생활 흠집이 나도
고운 사포로 살살 문지르고 오일을 다시 바르면
꽤 자연스럽게 돌아오는 편이에요.
오래 쓸수록 손때가 멋이 되는 가구라
작은 집에서 큰 집으로 옮겨 갈 때도
같이 데려가기 좋아요.

새로 바꿀 가구보다, 오래 데려갈 가구를 고르는 게 결국 아끼는 길이었어요.

3. 집에서도 립스틱 바르기

세 번째는 립스틱 바르기예요.

첫째를 낳고 어느 날
거울 앞에서 제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았어요.
생명을 기르는 큰일을 하고 있는데
제 자신이 너무 초라해 보였거든요.

그날부터 집에만 있어도
립스틱을 꼭 챙겨 바르기 시작했어요.

지금 그때 사진을 보니
충격받을 만했더라고요.
모자이크로도 부족해서 아예 가렸어요.

립스틱 하나만 발라도
얼굴에 생기가 돌고
기분 전환이 꽤 크게 돼요.
스스로를 가꾸는 작은 행동 하나가
기분과 태도를 바꿔 주더라고요.

단비님들이 남겨 주신 말 중에
아이를 낳고 편한 옷만 찾게 됐는데
틴트나 색 있는 립밤 하나만 발라도
한결 나아 보인다는 이야기가 있었어요.
늘어난 잠옷은 과감히 버리겠다는 다짐도요.
읽으면서 저도 고개를 끄덕였어요.

심플리 노트 | 오늘 하나만, 나를 돌보는 작은 습관

  • 잠옷: 오늘 밤은 늘어난 티셔츠 대신 잠옷으로 갈아입어 봐요. 잠옷이 없다면 '잠잘 때만 입는 옷' 한 벌을 정하는 것부터요.
  • 버리기: 목이 늘어났거나 보풀이 심한 집옷은 한 벌만 골라 비워요.
  • 거울 앞 1분: 아침에 세수하고 립밤이나 틴트 하나만 발라요. 화장대가 없다면 욕실 거울 옆에 하나만 두면 충분해요.

결국 집이라는 공간에서도
나를 돌보는 습관이
나에 대한 확신과 만족으로 이어지는 것 같아요.

제가 좋아하는 말이 있어요.
우리가 집을 만들고,
그 집이 다시 우리를 만들어요.

저처럼 작은 집이라 괜히 위축됐던 분들,
집에서는 아무 옷이나 입게 되는 분들,
육아하다 거울 보기가 싫어진 분들.

오늘 하나만 골라서 해 보세요.

단비님도 단정한 집에서 오는
자신감을 누릴 수 있길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