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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플리홈 팁

마지막으로 언제 썼지?

질문 하나와 기간 기준이면 비움이 쉬워져요

글 심플리홈 에디터 · 2024.10.03

오늘 아이들이 6시부터 일어났어요.
밥 달라고, 놀자고 ㅎㅎ
휴일이 이제 하나 남았네요.

아이들 수업 들어간 1시간 20분 동안
아까 한 비움이 생각나서
단비님들께 글을 써봐요.

아침에 노을이가 일반 밥을
잘 떠먹는 걸 봤거든요.
그래서 이유식 수저 2개를 비웠어요.

아이 셋을 키우다 보면
이런 순간이 자주 와요.
어제까지 꼭 필요했던 물건이
오늘 아침 갑자기 필요 없어지는 순간이요.

그러다 하부장을 쓱 봤는데
쟁반 하나가 눈에 들어왔어요.

1. 멀쩡한 물건 앞에서 멈추는 이유

쟁반을 손에 딱 잡은 순간
이런 생각이 들 수 있어요.

"아 멀쩡하네?"
"언젠가 쓸 것 같은데?"
"멀쩡한데 비우는 건 좀..."

이렇게 생각하기 시작하면
비움이 아주 어려워져요.
망설이다가 결국
"일단 넣어놓자"로 끝나요.

물건을 하나 들 때마다
흠집은 없는지, 얼마 주고 샀는지,
누가 준 건지까지 떠올리다 보면
서랍 한 칸 정리하는 데
한 시간이 가기도 하잖아요.

그런데 물건의 상태를 보면
늘 '아직 쓸 수 있다'는 답이 나와요.
그릇이나 쟁반은 웬만해선 망가지지 않거든요.

그래서 상태 말고, 다른 질문이 필요해요.

2. 1초 만에 묻는 질문 하나

저는 쟁반을 보며 1초 만에
이렇게 물었어요.

"이 쟁반 마지막으로 언제 썼지?"

언제 썼는지 기억이 안 났어요.
그 생각과 동시에
쟁반은 분리수거함으로 갔어요.

두 질문은 생각보다 많이 달라요.

'쓸 수 있나'는 미래를 묻는 질문이라
답이 늘 열려 있어요.
'언제 썼나'는 지난 일을 묻는 질문이라
답이 바로 나와요.

미래는 늘 '혹시'를 남기지만, 지난 일은 사실만 남기더라고요.

3. 기간 기준을 정하고 줄여 가기

미니멀라이프를 처음 시작할 땐
책에서 읽은 대로
1년 동안 안 쓴 물건부터 비웠어요.

비운 물건은 정말 다시 쓸 일이 없었고,
'잘 비웠다'는 경험이 쌓였어요.
그러면서 기준이 6개월로 바뀌었어요.

요즘은 3개월 동안 한 번도 안 쓴 물건도
우리 삶에 꼭 필요한 건 아니구나 하고
비우기도 해요.

처음부터 짧은 기준을 쓸 필요는 없어요.
계절 물건은 한 해를 한 바퀴 돌아야
쓸 일이 생기잖아요.
선풍기, 수영복, 크리스마스 장식처럼요.
그래서 처음엔 1년이 가장 안전하더라고요.

심플리 노트 | 기간 기준, 이렇게 줄여 가요

  • 1단계, 1년: 계절을 한 바퀴 돈 물건까지 모두 확인할 수 있어요. 처음 시작할 때의 기준이에요.
  • 2단계, 6개월: 1년 기준으로 비워 보고 후회한 적이 거의 없을 때 넘어가요. 계절 물건은 1년 기준을 그대로 둬요.
  • 3단계, 3개월: 매일 쓰는 주방, 욕실, 아이 물건처럼 쓰임이 자주 바뀌는 곳에 써요.
  • 아이 물건은 기간보다 '지금 단계'를 봐요: 이유식 수저, 빨대컵처럼 아이가 한 단계 넘어가면 그날 비워요.

4. 기준에 맞으면 더 고민하지 않기

1년 동안 안 쓴 물건은
앞으로도 쓸 일이 거의 없을 거예요.

그 기준에 맞는다면
물건 상태도,
얼마 주고 샀는지도,
어떤 추억이 있는지도
더는 고민하지 않아도 돼요.

가장 큰 손해는
물건값이 아니에요.
공간과 에너지, 시간을 뺏기는 거예요.

안 쓰는 쟁반 하나가
하부장 한 칸을 차지하면
매일 쓰는 냄비를 꺼낼 때마다
그 쟁반을 들었다 놓아야 하잖아요.
아이 셋 밥을 하루 세 번 차리는 주방에서
그 몇 초가 쌓이면 꽤 크더라고요.

고민할 항목을 미리 정해 두면
물건 하나 앞에서 오래 서 있지 않게 돼요.

5. 막막하면 한 칸부터, 보낼 곳도 미리

집, 팬트리, 주방을 꽉 채운 짐을
한꺼번에 보면 감이 안 오시죠?

중요한 건 기준이에요.
기준이 있으면 비움이 쉬워져요.

하부장 한 칸처럼
작은 곳 하나를 열어 보세요.
물건을 하나씩 들고
'마지막으로 언제 썼지?'를 물어보세요.
기억이 안 나는 물건은
바로 비울 자리로 옮겨요.
한 칸을 끝내야 다음 칸으로 넘어가요.

질문이 하나뿐이라
아이 수업 기다리는 1시간 20분이면
서랍 몇 칸은 충분히 볼 수 있어요.

단비님들이 남겨주신 말 중에
이런 고민도 있었어요.
옷은 굿윌스토어에 보내려는데
접시나 컵은 버리기 아깝다고요.

쓸 만한 물건은
기부나 나눔처럼 보낼 곳을 미리 하나 정해 두세요.
보낼 곳이 정해져 있으면
'아까워서 일단 넣어두기'가 줄어요.

심플리 노트 | 비운 물건, 이렇게 보내요

  • 기부: 굿윌스토어나 아름다운가게처럼 생활용품을 기증받는 곳도 있어요. 받는 품목과 상태 기준이 곳마다 달라서 미리 확인해 보는 게 좋아요.
  • 나눔: 동네 중고거래 앱에 나눔으로 올리면 빨리 가져가요. 사진 한 장, 한 줄 설명이면 충분해요.
  • 버리기: 깨진 그릇이나 도자기는 재활용이 아니라 불연성 쓰레기로 따로 버려요. 지역마다 전용 마대가 있으니 주민센터나 구청 안내를 확인해 보세요.
  • 보관은 상자 하나: 보낼 물건은 상자에 모아 현관 근처에 두면 다시 집 안으로 들어오지 않아요.

저랑 친한 언니가 있어요.
예전엔 남편한테
집 정리 좀 하라는 소리를 들었대요.

그런데 이제는 손님들이
애기 사는 집 맞냐고 놀란대요.
언니가 비움을 잘할 수 있었던 포인트도
결국 '기준'이었어요.

비움을 쉽게 만드는 건 결심이 아니라, 미리 정해 둔 기준이에요.

멀쩡해서 못 버리는 분들,
"언젠가 쓰겠지"가 입버릇인 분들,
어디서부터 비울지 막막한 분들.

오늘 물건 하나만 들고
마지막으로 언제 썼는지 물어보세요.